오늘은 최신 화제작 '검은 수녀들'과 관련된 리뷰를 소개할까 합니다. 이 영화는 K-오컬트·엑소시즘 영화의 독특한 지평을 연 '검은 사제들'과 세계관을 함께 공유하는 작품입니다. 최대한 스포일러를 자제하면서, 이미 언론에도 소개된 이 영화의 독특한 작품 요소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이 영화에 등장하는 악마의 정체와 유니아 수녀(송혜교)의 희생입니다.
'검은 수녀' 흥행, 6일 만에 100만 돌파, 해외에서도 인기 급상승 중
먼저 현시점에서 이 작품의 흥행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고 이어갈까 합니다.
송혜교 주연의 영화 ‘검은 수녀들’은 현재 개봉 6일 만에 관객 수 100만 명을 돌파하며, 온갖 혹평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권상우 주연의 ‘히트맨 2’ 역시 100만 관객을 넘어섰으며, 두 작품 모두 나란히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검은 수녀들’은 개봉 6일 만에, ‘히트맨 2’는 개봉 8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유일하게 나란히 100만 관객을 넘어선 작품이기도 합니다.
해외 반응도 국내 온라인상의 누리꾼들 반응과는 사뭇 다르게 열광적인 호평(好評) 일색입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개봉일인 24일부터 28일까지 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며, 누적 관객 수 약 56만 9690명을 동원해 역대 인도네시아에서 개봉한 역대 한국 영화 중 개봉 5일간 최고 스코어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개인적으로는,,
(워낙 기대가 커서 그랬는지) 비록 기대치만큼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오래간만에 정말 재미있게 본 작품입니다.
주변에서도 이 영화를 본 지인들의 평가는 괜찮은 편입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의 누리꾼들 평가는 부정적 밴드왜건 효과처럼 혹평 일색이더군요.
이러한 혹평의 배경에 대해 그 이 면을 파헤친 분석 평론을 보니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었지만, 그 내용을 여기서는 굳이 모두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이런 부정적 평가 현상 중에 주목할 만한 배경의 핵심 중 두 가지만 살짝 언급하자면,,
- 이 작품은 기독교 중에서도 가톨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퇴마에 무속을 이용하는 것이 개인의 이익이나 권력을 위해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부마자인 어린아이를 살리기 위한 '공의의 선'이라는 점과
- 악마 가미긴이 세월호, 이태원 참사와 제주 공항 항공 사고를 연상케 하는 말을 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튼 어떤 영화든지 간에,,
- 본인이 직접 보기 전까지 세간의 리뷰나 평가에 절대 흔들릴 필요 없습니다.
-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만큼 호불호가 극명한 것도 없습니다.
- 재미는 주관적일 뿐, 작품성 비평은 전문가도 하기 어렵습니다. 비난을 퍼 나르기는 쉽겠지만.
작품성 뛰어나고, 시대적 분위기에 적합하고, 모든 이에게 다 재미있고, 개인 취향이나 성질까지 다 맞춰주는 그런 영화는 없습니다.
검은 수녀들에 등장하는 악마 이름
이 작품에 등장하는 악마의 정체는 바로 '가미긴'입니다.
원래 말이 많은 대악마예요.
그리고 악마가 하는 말은 원래 잘 안 들립니다. 검은 사제들에서도 그랬어요.
참고로 검은 사제들에 등장했던 악마는 '마르바스'였습니다.
유니아와 미카엘라가 상대했던 대악마 '가미긴'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미긴"은 솔로몬의 72 악마 중 하나로, 고대의 마법서나 악마학에서 등장하는 악마로,,
- 사람의 마음과 정신을 조종하거나 혼란에 빠뜨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미긴'은 서사적 맥락에서 인간의 심리를 왜곡하거나 방해하며, 그가 미치는 영향은 주로 인간의 파괴적인 행동과 부정적인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 작품에서는 수많은 대형 참사를 야기하는 악마로 등장하여, 많은 사람들, 특히 아이들을 해치게 되는 人災 사고를 일으키려는 장본인임을 스스로 자백합니다. 가미긴의 영향은 단지 물리적인 차원에 국한되지 않으며, 인간 내면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정서적 전쟁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가 유발하는 혼란은 외적인 갈등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내면의 갈등과 싸움을 반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가미긴의 형상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는 문헌마다 다르지만, 여러 자료에서 말의 형상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기록에서는 날개 달린 말로, 또는 불사의 존재처럼 그려지기도 합니다. 가미긴은 기본적으로 물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악마로 묘사되지는 않지만, 일부 문헌에서 물의 상징성과 관련된 이야기가 등장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가미긴은 혼돈과 변화를 유도하는 존재로서, 물처럼 형체를 변형시키는 성질을 가진다고 해석되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들이 바로 극 중 가미긴을 퇴치하는 과정에서 물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입니다.
유니아 수녀가 성수를 통째로 악마에게 들이붓는 장면도 나오는 것이고요.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 장면을 두고 악마를 물고문한다고 뭐라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성수를 통째로 들이붓는 장면은 정말 시원했어요.
구마예식에서 유니아 수녀는 왜 돼지 대신에 자신을 희생했나?
검은 사제들에서도, 검은 수녀들 도입부에서도 돼지가 등장합니다.
장엄구마예식으로 퇴치한 악마를 임시로 가두어 처리하기 위함이죠.
검은 사제들과 검은 수녀들 초반부에 돼지를 이용하는 이러한 근거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마 장면을 묘사한 성경 구절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입니다.
마태오(개신교에서는 마태복음) 8장 32절의 '예수님께서 "가라" 하고 말씀하시자, 마귀들이 나와서 돼지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돼지 떼가 모두 호수를 향해 비탈을 내리 달려 물속에 빠져 죽고 말았다'는 '마귀들의 레기온' 내용을 인용한 것이죠.
그러나 정작 엑소시즘의 원류라 할 수 있는 할리우드 작품 속에서는 이처럼 돼지를 이용하는 장면이 등장한 적은 없습니다.
대신 부마자의 척추가 꺾이고, 목이 360도로 돌아가는 다소 고어적인 장면들이 자주 등장하죠.
검은 사제들과 검은 수녀들에서,,
오히려 한국식 K-오컬트·엑소시즘을 재창조, 차별화하기 위한 설정으로 돼지와 토속적 무속을 등장시킨 것입니다.
실제로 돼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음기가 가장 센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무속에서 토속적인 고사를 지낼 때도 돼지머리를 상 가운데 놓는 것인데, 엑소시즘을 다룬 영화에서 돼지를 매개로 퇴마를 하는 방식은 K-오컬트 작품에서 처음 등장하는 설정인 것입니다.
그런데 검은 수녀들의 엔딩부에서는 돼지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유니아 수녀가 자신의 몸에 가미긴을 가두고 희생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이에 대해선 시나리오 단계를 총괄한 영화사 '집'의 오효진 제작이사는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악마의 잉태는 고전 오컬트부터 있어왔던 설정입니다. ‘검은 수녀들’은 여성이 악마를 품는다는 것에서 나아가 이를 전복시키는 이야기를 하고자 했고요.
악마가 여성의 몸과 병을 빗대어 공격하는 것은, 실제 유니아가 자신의 성별로 겪는 한계와 억압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었죠.
이 공격을 당하는 유니아 수녀가 결국 자신의 방식으로 악마를 무너뜨리는 구조인데요.
특정 신체를 부각한다는 의도보다는, 기존의 구도를 전복하는 이야기에 가깝다고 보면 됩니다.”
다시 말해서,,
이 장면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유니아 수녀(송혜교)의 희생으로 마무리된 결말인 것입니다.
- 송혜교가 가미긴을 가두는 신체 부위가 바로 시한부 몸이 된 원인이 된 곳이라는 점
- 물과 관련된 악마이기 때문에 돼지 몸에 가두어 물에 빠뜨리는 것은 의미가 없으므로 유니아가 직접 가두고 불길로 들어가는 것
그러니까,,
일부 누리꾼들이 이 장면을 두고 '여혐'이라며 시비를 거는 것은 정말 억지라는 것입니다.
결론은,,
온라인상의 누리꾼들 평점이나 평론 같은 건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이, 관심이 있는 장르라면 일단 직접 보시길 추천합니다.
무엇보다도 송혜교(유니아 수녀)와 전여빈(미카엘라 수녀)의 연기는 정말 정말 볼만합니다.
이상으로 '검은 수녀들'에 대한 소개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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