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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을 울리는 카스트라토, 파리넬리

이브. 2011. 7. 29.


 거리의 공연에서 명성을 얻은 카를로 브로스키는 스스로를 파리넬리라 부르며 최고의 성악가로 발돋움 합니다.
소프라노도 테너도 아닌 그만이 가진 유일한 목소리 카스트라토!

이는 어릴적 거세를 한 댓가로 얻은 천공을 울리는 목소리였습니다.
형에 의해 거세되었지만 신에게서 부여받은 그만의 달란트였던 것이지요.

 


자신의 음악적 기교와 욕망을 표출을 위해 오로지 동생의 목소리를 의지했던 형 리카르도...
그리고 형만을 위해 노래를 부르던 그러한 파리넬리의 달란트를 일깨워 준 것은 바로 존경하는 대상이면서도 경쟁자이자 증오의 대상이었던 헨델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려서 중병에 걸려 어쩔 수없이 거세를 하고 아편의 욕조에 몸을 담가야했던, 그래서 사랑하는 여인 알렉산드라도 품을 수 없던 파리넬리의 상처는 결국 형 리카르도의 욕심에 의해 이루어진 사실도 알게 됩니다.  


그리하여 대중들의 인기가 부질없음과 형의 음악적 욕망으로부터 느낀 허무감은 그를 순수한 음악적 열정으로 인도하게 합니다.  

카를로는 이제 형을 떠나 헨델의 Lascia ch'io pianga(울게하소서)를 부릅니다.
어린시절 아편의 욕조에 번져가던 상흔만큼이나 처절하게...



영화속의 청중 뿐만 아니라 작곡한 헨델마저 그 감동의 극치감에 실신을 하게 만드는, 그리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마저 소름이 돋게하는 그 천공의 클라이막스를 선사하며...

 
형 리카르도는 결국 동생을 거세한 죄책감으로 그를 위한 평생의 역작인 오페라를 마침내 완성하여 카를로에게 다시 돌아가려하지만 마침내 화해의 끝자락에서 리카르도는 카를로로부터 빼앗은 인간의 몫을 돌려주고 둘을 위한 오페라는 태워버리고 떠나갑니다.

비창하지만 슬프지 않고 참담히 아프지만 그 고통마저 정화 가득한 눈물로 승화하던 클라이막스는 희열 가득한 트라우마와 고통인지 환희인지 모를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슬픔이 넘쳐 눈물이 되어 내 맘의 모든 아픔을 씻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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