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있으면 시조모 기일입니다.
남편이 첫 째라 시어머니와 함께 제사를 모셔야 하지요.
제삿날이 되면 시동생 내외가 일찍부터 와서 함께 일을 거듭니다.
막내 시누이는 회사일로 좀 늦게 합류하는 편이고요.
시아버님께서는 이미 돌아가셨기 때문에 시숙들께서 제사를 지내러 오십니다.
그런데 각각의 종교가 참 다양합니다.
시어머니와 저희는 가톨릭입니다.
시아버님께서 투병 중에 가톨릭 영세를 받으셨는데 그 사연인즉 (남편이 해 준 이야기입니다),,
6.25 때 이미 개신교 신자셨던 시아버님께선 폭격으로 운명하신 시조부의 쾌유를 기도했지만,
결국 돌아가셔서 많은 실망과 상심을 하셨고 일찍부터 가장의 책임을 다 하시느라 냉담을 하셨답니다.
그런데 본인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다시 종교에 귀의하시면서,,
예전의 개신교가 아닌 가톨릭을 선택하신 것은 첫째로서 제사 문제로 인한 형제들의 갈등을 우려하셨기 때문이랍니다.
그러니까 시아버님은 그때까지 무교나 다름없는 상태이셨고, 시어머니께선 그때까지 불교+점쟁이를 믿으셨을 때였죠.
그리고 남편은 초등학생 때부터 스스로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고,
종교 문제 때문에 어머니와 갈등이 많아지자 냉담 중이었답니다.
(여기서 냉담은 모자지간이 아니라 신앙생활을 잠시 접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아버님께서 세상을 떠나시기 전 가톨릭에 입교하시자 모든 가족이 함께 입교하여 세례를 받았다고 합니다.
저는 결혼 전에 날라리 개신교 신자였다가 남편 때문에 결혼 전에 예비자 교육을 마치고 혼배성사를 했습니다.
그 후 시동생이 결혼했는데 동서 역시 저와 마찬가지로 개신교 신자였지만, 가톨릭 세례를 서약하고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제사 때 시동생이 잔을 올리지 않더군요. (참석만 하고 뒤로 물러나 있는..)
동서를 따라 개신교로 입교한 것이었습니다.
어머니와 시숙들은 난리가 났지요.
그런데 남편이 예전에 개신교 신자였고, 미션스쿨, 미션기업까지 다닌 적이 있어서 시동생을 이해하며 어머니와 시숙들을 이해시켰습니다.
제주(祭主)이면서 장자인 남편이 잔을 올리고 나면,,
시숙들과 시숙들 자손들(사촌형제들)이 차례로 잔을 올리는데 인원이 많다 보니 다 올리고 싶어도 못 올리니까,,
그냥 차례가 안되어 못 올리는 셈 치면 큰 문제가 안된다는 식으로 잘 무마한 것이죠.
남편 또한 내심 못마땅해 하지만 분란은 원치 않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동생 내외가 눈치를 보면서도 저희에게 전도까지 하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더 곤란한 것은 둘째 시숙도 틈만 나면 전도를 하려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시숙의 종교는 현재 교주가 생존해 있는 또 다른 종교입니다.
물론 비주류 종교에 대해서는 남편도 확고하니까 노골적인 전도는 하지 않으시지만, 자꾸 책을 가져다주시고 다음 제사 때 읽어 봤는지 꼭 물어보시는데 좀 난감합니다.
그래도 집안 내의 이런 종교 문제는 다행히 큰 갈등은 없고, 평소에는 거의 못 느끼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조금 있으면 시조모 기일을 계기로 또다시 벌어질 상황이란 생각이 들다 보니, 한 집안에 이처럼 다양한 종교가 있다는 게 오늘따라 문득 참 특이한 풍경처럼 느껴지네요.
그러고 보면 제례 자체는 유교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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