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메모리/한국 영화

수상한 그녀, 화려한 청춘으로의 복귀와 변치않을 황혼의 현실

이브. 2014. 5. 7.

[수상한 그녀] 화려한 청춘으로의 복귀, 그러나 변할 수 없는 황혼의 현실

        

수상한 그녀 (2014. 코미디 드라마 / 심은경 주연)


영화 수상한 그녀는 800만 관객을 훌쩍 넘기며 2014년 상반기를 장식한 코미디 드라마입니다.

유쾌한 웃음 속에 뭉클한 사연이을 담아낸 구성과 젊은 나문희가 빙의한듯한 심은경의 연기가 단연 돋보인 영화죠.

  

이 영화는 전반부에서 몰락한 유지의 막내딸 오말순(나문희)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일단 1960~70년대 힘들고 가난했던 시절에 꽃다운 청춘을 보냈던 우리네 부모님 세대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살기위해서, 또는 아이를 키우고, 가르치기 위해 몸이 부서져라 처절하게 살았던 그런 어머니는.. 시어머니, 또는 할머니가 되어서 집안 어른으로서 모든 가족에게 환영을 받는 존재는 아니라는 것이 바로 변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로써 부각되어집니다.   

바로 지금 우리 사회 황혼기 어른들의 현실인 것이죠..

   

  

영화에서 딱 두 번 등장하는 청춘사진관은 어쩌면 고단한 현실을 떠나 자신에게 가장 아쉽고 화려했던 시절로의 회귀를 꿈꾸는 모든 이들의 상상의 통로일 것입니다.

  

반면,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이러한 가공의 통로가 아니라면 작금의 우울한 상황은 자신의 마음과 기억 속에 존재하는 그때 그 시절과는 이미 오래 전 단절된 또 다른 시간의 연장선에 불과하다는 것이 바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인 것이죠.

   

   

그래서 이러한 가공의 통로를 마지막 김수현 카메오 출연으로 코믹하게 연출한 것이야말로 이 영화를 코디미 장르의 충실한 결말을 이끌어내게 한 백미의 요소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오말순에서 오두리로 거듭난 주인공이 끝내 선택한 길은 결국 어머니로서, 그리고 이제는 손주의 안위까지 걱정하는 할머니로서 끝까지 자신을 희생해야 할 운명일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유쾌한 이야기와 결말 가운데서도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는 것은 이 영화 속에 투영된 우리 사회 노인들의 현실, 즉 격동하는 시대를 살아온 우리 어머니 세대의 쓸쓸한 황혼의 모습과 아직도 이를 간과할 수 밖에 없는 치열한 현실 때문입니다.

   

그래서 '웃음 속에 감춰진 눈물'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영화 '수상한 그녀'는 그저 유쾌한 코미디 장르 이상의 애틋하고 애닯은 감동 요소를 전달하고 있으며, 이러한 유인 요소가 바로 860만 관객을 동원한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손자 지하를 살리려 마침내 수혈을 결심한 오두리와 그의 아들 현철(성동일)과의 대사는 바로 이러한 메타포를 압축해 놓은 이 영화 속의 명장면이었습니다.

  

   

"제 아들은 제가 책임지고 살릴테니, 가세요.. 그냥 가셔서.. 더 이상 남이 버린 시레기 쪼가리 같은 거 주워 드시지 말고.. 자식 때문에 아귀처럼 사시지도 말고... 그러니까 제발 그냥 가세요, 엄마...  "

"아니.. 난 다시 태어나도 하나도 다름없이 똑같이 살란다.. 그래야 내가 네 엄마고 네가.. 내 아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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